여행 일기/🌊 노르망디

[몽생미셸] 프레 살레와 양

여행하는 박강아름 2025. 5. 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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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잡혀 먹지 말고 끝까지 살아 남아... "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기 양의 등에 뿌려진 붉은 락카가 너무 선명했다.

몽생미셸 만 지역에는 매일 약 800마리의 양(그레뱅 품종)이 프레 살레 초지(pres-salés)로 방목된다고 한다. 이 지역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염생 초지로, 인간이 이곳의 생태적 특성을 '맛 좋은 고기'를 위한 조건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

양들은 하루 종일 염생식물(halophytes)을 뜯으며 조용히 걷고, 저녁이면 다시 울타리 안의 구조된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엔 매우 평화롭지만, 그 끝이 향하는 곳은 누군가의 식탁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지. 몽생미셸은 이 모든 걸 ‘전통’, ‘문화’, ‘브랜드’라는 말로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동시에 소비자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포장한다. 그래서 이 길을 걸을 때마다 난, '육식을 줄여야지, 끊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줄여야지' 결심은 하는데, 난 여전히 고기를 먹고 있지. 이 날은 몽생미셸을 둘러 싼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기분이 더 처참했다. 게다가 오늘은 어린이날이었지.

결론은, "육식을 줄이자". 나에게 하는 말이다.

2025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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