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베르니] 모네의 물의 정원(Jardin d’eau): 봄, 여름 그리고 가을
“모네가 사랑한 정원, 그가 꿈꾼 빛과 색”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는 1883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 지베르니(Giverny)로 이주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생애 후반을 보내며, 자신만의 이상적인 정원을 만드는 데 열정을 쏟았죠.
그가 만든 정원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집 앞의 꽃밭 중심의 클로 노르망(Clos Normand), 그리고 또 하나는 연못과 일본식 다리, 수양버들로 이뤄진 ‘물의 정원(Jardin d’eau)’입니다. 이 글은 그중에서도 모네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빛과 물, 식물의 조화가 환상적인 ‘물의 정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모네는 단지 예쁜 정원을 가꾸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공간을 빛과 색의 변화를 관찰하고 표현하기 위한 회화적 실험실로 여겼습니다. 연못의 위치를 조정하고, 물을 끌어오며, 계절에 따라 변하는 햇살과 그림자의 움직임을 눈과 마음으로 담았죠.
그 결과, 1890년대 후반 완성된 ‘물의 정원’은 그의 대표작인 《수련 연작(Les Nymphéas)》의 실제 배경이 되었고, 지금도 연못 위에 흐르는 빛과 색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캔버스로 남아 있습니다. 🎨🌿
2024년 3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저는 아이폰으로 모네의 정원을 촬영하며 계절의 변화를 담아 보았습니다. 3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봄의 싱그러움, 여름의 풍성함, 초가을의 따뜻함, 늦가을의 쓸쓸함을 한눈에 바라보니, 마치 우리 삶의 흐름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모네는 이 변화 속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요? 🌸☀️🍂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정원을 거닐며, 시시각각 변하는 색과 빛을 눈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담았겠죠. 그리고 그 순간들을 캔버스에 옮기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빛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11월부터 2월까지 겨울이 되면 문을 닫는 모네의 정원.
앙상한 겨울 정원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모네는 그 겨울의 공허함 속에서도 새로운 영감을 찾았을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
봄 (3월-5월)
여름 (6월-8월)
가을 (9월-10월)
카메라: iPhone 14 Pro
촬영 기간: 2024/03/29 - 2024/10/31
“모네의 정원에서 여러분이 가장 마음에 드는 계절은 언제인가요?”
봄의 생동감 넘치는 신록, 여름의 화려한 꽃들, 가을의 따뜻한 빛과 단풍… 같은 정원이지만,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모네는 이 정원의 변화를 매일 바라보며,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시간과 빛이 만들어낸 순간들을 포착하려 했습니다. 우리는 그가 남긴 그림을 통해, 그리고 오늘의 사진을 통해 그 순간들을 다시금 마주하게 됩니다.
이제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모네의 정원에서 여러분이 가장 마음에 드는 계절은 언제인가요? 😊
클로드 모네의 작품 속 물의 정원
모네는 이 정원을 어떻게 화폭에 담았을까요?
오르세 미술관 소장작 《수련 연못, 녹색의 조화》(1899), 《수련 연못, 분홍색의 조화》(1900)를 통해
그의 시선이 어떻게 물과 빛을 조형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붓 터치가 비교적 섬세하고 형태가 뚜렷한 초기 ‘수련 연작’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록 초록하고 파랑 파랑한 이 연못을 보면, 여름이 연상되네요. 수련도 피었어요.
1년 후에 완성한 이 작품은 붓 터치가 자유로워지고, 형태가 이전보다 덜 명확해지면서 후기 모네의 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작품에서는 모네가 점점 ‘형태’보다 ‘색과 빛의 관계’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빛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 그리고 자연이 연못 위에서 만들어내는 즉흥적인 색감의 조화를 탐구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작품은 가을에 그려진 것 같아요. 나무들이 여름에서 가을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진으로 보는 클로드 모네
에티엔 클레망텔(Etienne CLÉMENTEL, 1864-1936)은 프랑스의 정치인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당대의 인상파 화가들과 교류하며 여러 인물 사진을 남겼습니다. 특히, 그는 컬러 사진의 초기 형태인 ‘오토크롬(Autochrome)’ 기법을 활용해 생생한 색감을 담아냈죠.
아래 사진은 모네가 직접 가꾼 '물의 정원', 그중에서도 ‘수련 연작’을 탄생시킨 일본식 다리 앞에서 촬영된 사진입니다. 1920년경, 이 사진이 찍힐 당시 모네는 백내장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시력이 저하되었고, 그의 그림 스타일도 점점 더 추상적이고 대담한 색감으로 변해가던 시기였죠. 이 사진을 통해, 우리는 1920년대 지베르니를 거닐던 모네의 모습을 마치 어제 본 것처럼 생생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의 시선은 흐릿했을지 몰라도, 회화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선명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년의 모네, 정말 멋지네요! 멋쟁이 노신사였네요. 청록색 양복과 갈색 구두, 흰 수염과 흰색 모자의 매치가. 😊✨
그리고 이 초록 초록한 물의 정원을 보니, 더더욱이 앙상한 겨울의 물의 정원이 더욱 더 궁금한 것 같아요. 앙상한 나뭇가지, 고요한 연못 그리고 살짝 언 수면 위로 비치는 겨울 하늘과 나뭇가지들. 겨울에 정원을 관리할 정원사들이 부럽네요. 겨울의 물의 정원, 보고 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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