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기온이 많이 내려갔나 보다. 에트르타로 가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밭들과 나뭇가지에는 서리가 내려앉아 온통 하앴다. 에트르타의 바다 해수면도 서리로 반짝였다. 2년 동안 여행 가이드 일을 하며 에트르타에 오면서 처음 본 에트르타의 아침 바다 풍경이었다. 감탄이 나왔다. 내 마음도 같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멋진 풍경을 보면 내 마음이 같이 동하는 것을 느끼면 어떤 아름다움에 다다르는 것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멋진 풍경을 찾아 여행을 하는 건가 보다.
2016년 행정구역 개편 이전에 노르망디는 오트-노르망디(Haute-Normandie)와 바스-노르망디(Basse-Normandie) 두 곳으로 나뉘었다. 이 두 곳은 각각 북부와 남부에 위치한 만큼 지형과 해변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 북부 노르망디는 백악기에 형성된 하얀 백악질 절벽과 둥근 자갈 해변을, 남부 노르망디는 넓고 긴 모래사장을 가지고 있다. 에트르타는 바로 북부 노르망디에 위치해 있다. 에트르타에는 기 드 모파상이 <여자의 일생>에서 "물속에 코를 처박은 거대한 코끼리"라고 묘사한 백악질 절벽이 있다. 해변의 오른쪽에 있는 절벽이 '팔레즈 다몽(Falaise d’Amont, 상류 절벽)', 왼쪽에 있는 절벽이 '팔레즈 다발(Falaise d’Aval, 하류 절벽)'이라 불린다. 나는 두 절벽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 손님들의 스마트폰으로 손님들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리고 나도 손님들처럼 절벽에 올랐다. 오늘은 왼쪽에 있는 팔레즈 다발에 오르기로 했다. 러닝 어플을 켰다. 오늘이 걷기 운동, 두 번째 날이다.
하지만 절벽 초입부터 바로 걱정이 시작되었다. 나는 러닝화를 신었고, 고소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니 내려올 때 분명 공포에 시달릴 것 같아서였다. 왜냐하면 자갈에도 서리가 내려앉아 미끄러웠기 때문이다. 걱정과 함께 절벽 꼭대기에 올랐다.
절벽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다. 오른쪽 너머로 보이는 팔레즈 다몽과 바로 왼쪽 가까이에 보이는 '팔레즈 라 만포르트(Falaise La Manneporte, 풍요로운 문의 절벽)'를 보면서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이 절벽의 무수한 풍파가 내게 전해지는 것 같았다. 무려 백악기에 만들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백악질. 이 백악질의 절벽 위에 내가 서 있는 것이니까. 수억 년의 역사를 품은 절벽 위에 서 있으니 무수한 시간 속의 작은 먼지가 되는 것 같은 이 기분.
꼭대기에서 만난 손님들의 사진을 찍어 주고 나는 다시 해변을 향해 내려갔다. 팔레즈 라 만포르트까지 다녀와서 나보다 10분 늦게 출발한 손님들이 나를 지나가며 걱정을 해주었다. 뛰어가는 손님들과 달리 나는 벌벌 떨면서 내려갔으니까. 올라가는 데 5분밖에 안 걸렸던 것이 내려갈 때는 배로 걸렸다. 내 옆으로 뛰어서 내려가는 러닝맨들이 무척 멋있어 보였다. 나에게도 저런 날이 올까.
그 전에 등산화부터 마련할까 보다. 이제 에트르타 절벽에 오를 때 러닝화는 무리인 것 같다. 고작 하루 걸었는데, 장비 탓을 하는 건 잘못 아니겠지? 그래, 장비 탓은 늘 옳다. 아무튼 이제 에트르타에 오면 나도 손님들처럼 마치 처음 오른 것처럼 설레며 그러나 매우 익숙한 러닝맨처럼 이 절벽을 오를 테다.
<ChatGPT의 2025년 1월 13일 러닝 분석 >
1. 평균 페이스 (17'02''/km)
- 의미: 1km를 걷는 데 평균적으로 17분 2초가 걸렸다는 뜻입니다.
- 분석:
- 이 페이스는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 경치를 즐기거나, 미끄러운 돌길에서 조심스럽게 걷는 상황에 적합한 속도로 보입니다.
- 절벽 구간이 포함된 코스임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페이스입니다.
2. 평균 케이던스 (92spm)
- 의미: 1분에 92걸음을 걸었다는 뜻입니다.
- 분석:
- 걷기에서 평균 케이던스는 일반적으로 100~120spm 정도가 권장됩니다. 현재 92spm은 약간 느린 편이지만, 미끄러운 돌길과 서리 때문에 조심스럽게 걸은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수치입니다.
- 케이던스를 높이면 페이스도 자연스럽게 빨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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