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기 12

[지베르니] 모네의 집 이야기 : 예술가의 삶은 어디에 머무는가

지베르니에 있는 클로드 모네의 집을 직접 다녀왔어요. 침실, 욕실, 아틀리에, 주방, 정원까지—예술가의 삶이 담긴 공간을 실제 동선 그대로 소개합니다.예술가의 하루는 어디에 머무는지, 방 하나하나 함께 걸어보세요.👉 지금 구경해보세요!🚪 1. 문을 열면 바로 만나는 첫 공간: 살롱-아틀리에지베르니에 도착해 모네의 집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바로 살롱-아틀리에(Salon-atelier)입니다.1899년까지는 모네가 실제로 그림을 그리던 작업실로 사용되었고, 이후에는 응접실로 용도가 바뀌어, 그의 예술가 친구들, 수집가, 평론가들을 맞이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이곳은 단순한 작업 공간이 아니라, 모네의 예술적 자부심과 사회적 삶이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그는 이 방에서 수련 연못을..

[몽생미셸] 2025 수도원 야경 기록하기 | 달빛 아래 빛나는 섬의 초상

🌙 왜 몽생미셸은 밤에 조명을 줄였을까?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이 되면 마법처럼 빛나던 몽생미셸.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 섬은 밤에도 조용하고 어둡게 빛나는 풍경으로 바뀌어가고 있어요.예전처럼 밝은 조명이 켜지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예산 때문이 아닙니다.그 배경에는 별을 위한 움직임, 그리고 자연과 생명을 위한 배려가 있었습니다.🌠 “별의 만” 프로젝트, Baie des Étoiles2022년 8월, 프랑스 남망슈 지역의 카롤(Carolles)과 샹포(Champeaux)에서는수백 명의 사람들이 페르세우스 유성우와 목성을 관측하기 위해 절벽 위에 모였습니다.그날 밤, 두 마을은 모든 공공 조명을 소등했고,놀랍도록 맑은 하늘 아래에서 별빛은 더욱 선명하게 빛났죠.이날의 성공적인 관측을 계기로 시작된 ..

[지베르니] 4월의 모네의 정원 — 초록이 시작되는 시간

4월의 지베르니는,마치 겨울잠을 마친 화가의 팔레트처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색을 얹기 시작합니다. 🌱노르망디식 울타리 정원(Clos Normand)에는튤립과 무스카리, 연분홍빛 벚꽃이 봄의 첫 인사를 건네고,물의 정원(Jardin d’eau)에서는 아직은 조심스러운 초록이버드나무의 가지 끝에서 피어납니다.모네가 “빛의 떨림”을 화폭에 옮기려 했던 그 순간처럼—저는 이 계절의 미묘한 떨림을 똑딱이 디카 렌즈에 담아봅니다.📍 이번 달의 포인트노르망디식 울타리 정원의 봄꽃 첫 개화 (튤립, 아이리스, 벚꽃)물의 정원 연못 주변 수양버들 새잎일본식 다리 위로 비치는 4월의 햇살노르망디식 울타리 정원(Clos Normand)📆 2025년 4월 9일 ☀️📆 2025년 4월 13일 ☁️물의 정원(Jard..

[지베르니] '모네의 집과 정원' 안내도 + FAQ

모네의 정원, 어디까지 알고 계셨나요?"수련 연못에 비친 하늘, 물 위로 늘어진 버드나무, 그리고 그림자가 춤추는 일본식 다리…" 클로드 모네가 평생 사랑하고 그려낸 정원, 바로 지베르니(Giverny)의 모네의 정원입니다.많은 분들이 단일한 정원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모네의 정원은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뉘어요:노르망디식 울타리 정원(Clos Normand): 알록달록한 꽃밭이 펼쳐진 집 앞 정형 정원물의 정원(Jardin d'eau): 연못과 수련, 일본식 다리가 있는 환상적인 수변 공간이제, 안내도와 함께 모네의 정원을 차근차근 둘러보며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FAQ로 정리해볼게요. 😊'모네의 집과 정원' 안내도 한눈에 보기🔢 번호별 안내 (한글 번역)1. 단체 입장 (Entrée des group..

[몽생미셸] 2025 쿠스뇽 댐 위에서 몽생미셸 바라보기

몽생미셸은 수없이 많은 사진과 엽서 속에서 이미 본 풍경일지도 모르지만,저는 여전히 매번 새로워요.특히 쿠스뇽 댐(le barrage du Couesnon) 위에 서서 바라볼 때는,그 ‘섬’이 가진 표정이 훨씬 더 또렷하게 다가옵니다.하늘이 조금 흐린 날에도,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도,그 자리에 있는 몽생미셸은 묵묵하지만 생생합니다.그래서인지 요즘은 출근길에 시간이 조금만 나도, 이 다리 위에 잠깐 서서 그 풍경을 바라보다 갑니다.이곳은 경계선 위입니다쿠스뇽 강(le Couesnon)은 오래전부터 부르타뉴(Bretagne)와 노르망디(Normandie)의 경계가 되어왔습니다.그 경계 한가운데에 몽생미셸이 있죠.지금은 행정상 노르망디에 속해 있지만,브르타뉴 사람들은 아직도 이 섬을 ‘우리의 몽’이라 부릅니..

[파리 12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 웨스 앤더슨 전시 후기 (1)

웨스 앤더슨 전시 (2025년 3월 19일 – 7월 27일)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웨스 앤더슨 전시가 웨스 앤더슨 회고전과 함께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열립니다! 영화 속 소품, 의상, 드로잉까지 직접 만나는 기회! 전시 기간, 특징, 후기까지 한눈에 확인하세요 👀🎥 웨스 앤더슨, 파리에서 회고전과 함께 전시회까지!2025년 3월 19일부터 7월 27일까지,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Cinémathèque Française)에서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첫 단독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 서문에서 웨스 앤더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저는 25년 전, 시네마테크가 아직 트로카데로에 있을 때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미 메신 거리(avenue de Messine)와 뤼 드 뤼브 거..

[파리 20구] Le Monte-en-l’air : 파리 메닐몽탕의 숨은 명소, 독립 서점

파리 메닐몽탕의 보석 같은 서점, Le Monte-en-l'air 📚🎨☕파리의 숨은 보석 같은 서점을 찾고 있다면, Le Monte-en-l'air(르 몽떵-레르)를 추천합니다. 메닐몽탕 언덕 위, 노트르담 드 라 크루아(Notre-Dame-de-la-Croix) 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이 서점은 단순한 책방이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이는 독립 서점 & 갤러리입니다.2010년 기욤 뒤모라(Guillaume Dumora)가 설립한 이후, 이곳은 파리에서 가장 독창적인 서점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그래픽 아트, 인디 만화, 사회 비평, 문학, 정치·사회학 등 흔히 볼 수 없는 책들을 선보이며, 개성 있는 큐레이션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이 글은 2024년 3월..

[지베르니] 모네의 물의 정원(Jardin d’eau): 봄, 여름 그리고 가을

“모네가 사랑한 정원, 그가 꿈꾼 빛과 색”클로드 모네(Claude Monet)는 1883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 지베르니(Giverny)로 이주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생애 후반을 보내며, 자신만의 이상적인 정원을 만드는 데 열정을 쏟았죠.그가 만든 정원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집 앞의 꽃밭 중심의 클로 노르망(Clos Normand), 그리고 또 하나는 연못과 일본식 다리, 수양버들로 이뤄진 ‘물의 정원(Jardin d’eau)’입니다. 이 글은 그중에서도 모네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빛과 물, 식물의 조화가 환상적인 ‘물의 정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모네는 단지 예쁜 정원을 가꾸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공간을 빛과 색의 변화를 관찰하고 표현하기 위한 회화적 실험실로 여겼습..

[옹플뢰르] 클로드 모네가 사랑한 곳, 스승 부댕의 고향

프랑스 노르망디(Normandie) 지역 칼바도스(Calvados)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 마을 옹플뢰르(Honfleur). 이곳은 인상주의 거장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가 애정했던 곳 중 하나다.모네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가 처음부터 풍경화가의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5살에 가족과 함께 파리에서 르 아브르(Le Havre)로 이사한 후 르 아브르에서 유년기와 십대 시절을 보낸 모네는 처음에는 캐리커처 그리는 데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1858년, 18세의 모네는 운명처럼 외젠 부댕(Eugène Boudin, 1824-1898)을 르 아브르에서 만나게 된다. 부댕은 옹플뢰르에서 태어났지만 모네처럼 르 아브르에 이사한 후에 르 아브르에서..

[에트르타] 지금도 깎이고 쌓이는 중인 에트르타 해변

카메라: iPhone 14 Pro 날짜: 2025/01/19오랜 시간 깎이고 쌓여야 비로소 다양성을 갖춘다는 간단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를 에트르타 해변에서 발견했다.🌟 에트르타의 매력을 경험하고 싶다면 아래 글들도 함께 확인해보세요:[에트르타] 코끼리 절벽: 모파상의 과 함께하는 여행모파상의 소설 속 풍경을 직접 걸으며 느껴보세요. 에트르타의 매력적인 코끼리 절벽 이야기!👉 [글 보러 가기][러닝 일기] 1월 둘째 주 러닝 일기: 겨울 서리가 내린 에트르타한겨울 서리 내린 에트르타의 돌길 위를 걷는 색다른 경험! 자연과 함께하는 러닝 일기를 확인해보세요.👉 [글 보러 가기][러닝 일기] 1월 셋째 주 러닝 일기: 여전히 에트르타 팔레즈 다발의 절경과 함께에트르타의 아름다운 팔레즈 다발 절벽을..

[에트르타] 내가 바다가 되어 보는 상상 : 프랑스 노르망디 에트르타 해변

카메라: iPhone 14 Pro바다와 하늘의 색이 서로 닮은 이유는 빛의 산란과 반사 때문이라고 한다. 이중 '반사'라는 개념이 참 다정하게 느껴진다. 반사는 빛이 표면에서 방향을 바꿔 다시 되돌아오는 현상. 즉, 바다는 하늘빛을 반사해 다시 하늘의 색을 담아내는 것. 그래서 바다와 하늘은 늘 닮아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어. 그러니까 바다에게 하늘은 거울인 것이다. 내가 바다가 되어 보는 상상을 해 보았다.

[에트르타] 코끼리 절벽: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과 함께하는 여행

지난 2년 동안 프랑스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하면서 에트르타(Étretat)에는 백번 넘게 방문했을 것이다. 에트르타는 주민 약 1,200명이 거주하는,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에 위치한 작은 해변 마을이다. 에트르타 해변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해변 양끝에 서 있는 두 개의 절벽이다. 이 절벽은 침식에 취약한 석회암의 한 종류인 회백색의 백악질(chalk)로 이루어진 터라, 오랜 세월 동안 비, 바람에 깎여 지금의 독특한 아치 형상을 가지게 되었다. 기 드 모파상이 그의 첫 번째 장편소설인 여자의 일생>에서 에트르타 해변에 자리한 이 아치형 절벽을 "물속에 코를 처박은 거대한 코끼리" 같다고 묘사한 후로 사람들은 이 백악질 절벽을 '코끼리 절벽'이라 부른다. 의 원제는 프랑스어로 'Une v..